협상 참가자 파악하기
누가 협상판에 들어오는가?
1. 최고 가치 행위자는 누구인가?
이 지도에서 공급 담당자와 구매 담당자는 매우 오랫동안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공급자 측의 윽박지르기나 공감표시 및 협상 기술은 큰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공급 회사 A가 고객회사 B에게 확실하고 압도적이고 매력적인 실제 가치를 주고 있다는 것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만약 고객 회사 B의 회사 업무에 실제 가치를 주고 있는 것이 확인이 된다면 고객 회사 내부에 영향력 있는 내부 지지자를 찾아내야 한다. 공급 회사 A의 품질과 서비스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로부터 혜택을 보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지지자 또는 지지자 그룹은 공급 회사 A를 대신해 자사의 구매 담당자를 설득하거나 심지어 압력을 가할 수 도 있다. 압력은 직접적이 될 수도 있고 이해관계에 걸린 고위 경영진과의 연계를 통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면 잠재적이든 표면적이든 모든 당사자를 고려해서 당사자 지도를 다시 한번 그려보자.
이때 내부 지지자를 회장이 신뢰하는 사람으로 국한시켜 생각하면 안된다. 공급자가 그 지지자에게 제공하는 높은가치 때문에 그리고 만약 거래가 깨진다면 잠재적으로 위험에 처하게 되는 그런 가치때문에 내부의 고가치 행위자는 협상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물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주요 당사자가 협상자 명단에 들어 있는 것이 확실한가? 주요 당사자를 찾으려면 선입견을 버리고 기존의 협상 통로 밖, 상대 회사 내부 분할된 가치 사슬에서 소외된 곳, 그밖의 다른 곳 등을 모두 둘러보아야 한다.
협상 당사자를 익숙한 테두리 안에서만 너무 좁게 설정해버리면 새로운 협상 당사자들을 놓치게 되면서 아무리 뛰어난 협상능력을 발휘하더라도 해당 협상은 아무런 결실도 맺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2. 협상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관계자들을 점검했는가?
매수자 A와 집주인 B가 집을 팔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하자. 매수자 A는 해당 집이 마음에 들었고 가격을 좀 더 지불하고서라도 집을 매수할 의향이 있었다. 하지만 집주인 B는 이상하게도 집을 무척이나 아꼈고 비싼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이내 매물을 거둬들였다. 즉 가격이 문제가 아닌 상황인 것이다. 단순하게 당사자를 고려해서 당사자 지도를 그리면 다음과 같다.
하지만 집주인만 직접적으로 설득해서는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날 것 같지 않은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이유부터 알아보아야 한다. 실상은 이러하였다.
집주인은 재혼을 한 상태고 전 처와는 사별을 하고 새 아내와 살고 있었다. 물론 새 아내와는 애정도가 높았지만 현재 집이 집주인으로 하여금 사별했던 전 처를 떠오르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해당 지역은 주변 주택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었기때문에 집값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상황을 파악한 후 빨리 계약을 맺으려하기 보다는 일부러 흥정 과정을 길게 늘였다. 그리고 가격 제안서에 보고서를 첨부하기 시작했다. 주택 경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집을 계속 보유했을 때 감소하는 자산가치에 대한 내용이었고 차라리 집을 팔아 그 돈을 제대로 투자한다면 자산 가치 하락이 아닌 자산 가치를 늘릴 수 있다는 분석 보고서 였다. 부동산 중개업자도 법적으로는 파는 사람을 대변하지만 거래가 있어야 수수료를 창출할 수 있기때문에 끊임없이 집주인을 설득했다. 무엇보다 새 아내가 이 특별한 보고서를 읽고 신중히 생각해보게 했다. 즉 영향력 있는 당사자들을 모두 포함 시킨것이다. 그리고 당사자 지도를 새롭게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매수자, 중개업자, 새 아내가 합심해서 집을 팔기 싫어하는 집주인을 설득함으로써 거래가 잘 마무리되었다는 구도는 고전에 가깝다. 이러한 방식은 실적 좋은 영업사원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협상의 기술이다. 훌륭한 영업사원은 최종 결정권자를 찾아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왜냐하면 최종 결정권자는 협상 테이블에 없는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날 때가 많다.
3. 의사결정과 관리를 담당하는 사람들을 포함했는가?
거래 규모에 현혹되어 거래를 방해할 위치에 있는 당사자들의 이익을 잊는 경우가 있는 데 이로 인해 협상이 실패로 끝나기도 한다. 잠재적인 아군과 방해꾼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도록 모든 당사자 지도에 내부 의사결정과 관리 과정에 관련된 당사자들을 포함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회사 A와 회사 B가 합병을 하기로 하였고 투자자들은 합병회사의 가치를 200억 달러까치 높여놓은 상황이었다. 새로운 합병회사의 CEO도 내정해 놓은 상태였다. 거래규모는 200억 달러로 매우 흡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회사의 내부자들이 거래를 막기 시작하면서 합병은 무산되었고 총 200억 달러에 이르는 주식 가치는 없어져 버렸다. 이것은 거래 규모가 양쪽을 만족시킨다 할지라도 다양한 이익이 존재하는 경우 거래 규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거래에 영향을 미칠 만한 잠재적인 내부자들, 특히 거래를 방해할 힘이 있는 사람들을 항상 관찰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지닌 이익과 능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누가 거래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지, 누가 거래를 막을 힘과 성향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해결책이 보이기도 한다.
4. 잘못된 동기를 지닌 대리자(세력)은 없는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정보를 왜곡하거나 잘못된 동기를 지닌 대리자들이 모든 당사자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가? 협상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대리자가 거래 목적과 상반되는 이익을 지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회사A 이사회 소속 연봉책정 위원회는 새로 부임하는 CEO의 연봉을 협상하고 있다. 만약 위원회가 회사소속 변호사에게 새로 부임하는 CEO가 고용한 연봉 협상 전문 변호사와 협상을 전적으로 맡긴다면 이것은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회사소속변호사는 협상중인 CEO가 자신의 상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상대방과 치열하게 싸울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소속변호사가 협상에 뛰어나고 이사회에 충실하다 할지라도 비용을 지불하여 외부에서 변호사를 고용해야 한다. 결국 이 협상은 새로 부임하는 CEO 쪽으로 유리한 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모든 당사자 지도를 그릴 때는 협상장에 있어야 하는 사람과 있어서는 안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대리자에게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리자들의 상호관계, 이익, 정보를 걸러내고 결정을 유도하는 능력 등은 직접 조사해서 파악해야 한다.
5. 거래 승인권자는 누구인가?
재건축 과정에서 당사자들은 이웃 주민, 조합아파트운영위원회, 문화재관리위원회, 토지관리과 등으로 늘어날 수 있다. 거래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기 전에 최종 거래 승인권자를 비롯해 거래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모든 당사자 지도는 거래 승인권자나 거래 방해자와 협상을 벌일 경우를 고려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회사 합병과정에서 정부위원회, 법무부가 최종 서명 전에 관여한다고 해보자.
두 회사 A, B의 CEO들은 협상 초기에 정부 위원회 의장을 공동 방문해 해당 인수 합병 건에 대한 위원회의 공식 의견을 물었다. 두 CEO가 보기에는 규제 당국이 관여한다는 것은 거래 막판에 멀리서 지켜보던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거래 조건이 승인 가능한 것인지 사전에 규제 당국과 능동적으로 협상하는 것을 의미했다.
따라서 당사자 지도를 그리고 전략을 세울 때는 승인 단계를 반드시 집어 넣어야 한다.
6. 거래를 진행하는 실무자를 고려했는가?
협상과 관련된 부서 또는 고용된 협상 전문가가 주로 실적이나 법률관계만을 고려한다든가 다른 두드러진 요인만 고려한 다음 제휴나 인수 협상에 뛰어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런식으로 거래가 체결되고 나면 협상에 나선 부서 또는 고용된 협상 전문가는 뒤로 빠지고 실제로 실행에 옮겨야할 그룹들이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많은 파열음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당사자 지도는 반드시 합의 실행자인 실무자를 포함시켜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마쓰시타전기가 유니버셜픽처스, 음반 회사, 테마 파크를 소유한 MCA를 66억 달러에 사들인 사례가 있다. 마쓰시타 전기가 원하는 것은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는 하드웨어 사업에 독창적인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반면 MCA 고위 경영진이 합병안에 동의한 것은 MCA가 경쟁사와 겨루기 위해서 음반회사, 방송국 등을 추가로 사들여야 했고 현금이 풍부한 일본 모기업이 추가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중개인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두 회사의 당사자를 멀리 떨어뜨려 놓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중개인은 상대방에 대해 잘못된 기대를 품도록 부추기면서 거래가 사실상 마무리될 때까지 탄력을 붙였다.
두 회사의 당사자들은 상대방이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채 중개인이 제공하는 정보만 받아들였다. 상대방이 바라는 것을 서로가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되고 난 후 굉장한 파열음이 발생했고 몇 년지나지 않아 마쓰시타측은 MCA를 시그램에 팔면서 1650억 엔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명성에도 금이 갔다.
만약 합병 내용을 실행에 옮길 부서들이 직접 관여했더라면 이처럼 성사될 수 없는 거래가 성사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7. 당사자들이 너무 많지는 않은가?
마지막으로 협상이 쓸데없이 복잡해질 정도로 당사자들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협상을 너무 잘하기 위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해관계자부터 잠재적인 이해관계자까지 전부를 포함시키려고 하면 협상 과정은 손쓸 수 없는 상태로 변해버릴 수 있다.
협상판을 짤 때는 관련자들이 적을수록 일이 쉽게 나아갈 수 있다. 두 기업 A, B가 기술표준을 협상할 때 전체 담당자들을 전면에 등장시켜 일을 크게 벌이는 대신 먼저 회사대 회사로 합의하고 이어서 담당 부서가 협상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 또 당사자들을 줄이는 일이 협상 중에도 일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중개인들이 자기들의 일정에 맞추느라 쓸데없이 협상을 질질 끄는 것이 분명하다면 주요 당사자들은 중개인들을 배제하고 직접 교섭하여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또는 어떤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거래 기획안을 세울 경우 특정 목적에 맞게 당사자들의 범위를 줄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대등한 합병을 계획 하던 회사 A, B가 있다고 하자. 만약 소유권을 변동하면 두 회사 A, B는 모든 시도에서 해당 규제 당국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였다. 따라서 두 회사는 규제 당국과의 협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당히 정략적인 거래 기획안을 마련했다. 내용상으로는 대등한 합병이었지만 회사 A가 매수인이 되었던 것이다.
잘못된 당사자 지도는 협상을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간다. 따라서 이익과 거래를 검토할 때 최대 가치가 창출되도록 적합한 당사자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되고 때로는 아무 상관없던 당사자들을 협상에 끌어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협상 순서를 어떻게 정할지를 조목조목 따지면서 여러 당사자들이 다양한 논리 때문에 협상판에 끼기도 하고 빠지기도 해야한다. 당사자 문제가 나오면 핵심 원칙은 하나다.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당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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