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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 2-협상능력/"협상능력" 키우기

협상 능력 키우기 PART-7 / 협상하지 않는 것도 협상이다

협상하지 않는 것도 협상이다

협상결렬 대안이 더 좋다면 협상을 결렬시켜라

협상에 있어 어떻게든 성과를 낼 필요는 없다. 비용이 커지더라도 협상이 결렬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은 결국에는 좋은 전략이 되지 못한다. 상대방이 협상이 결렬되어도 내가 건재할 거라고 믿게 된다면 나의 협상력은 그만큼 강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협상을 결렬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때도 있다. 협상 결렬 대안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상황 1

A사의 제품을 눈이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매장에 들어오는 것을 세일즈맨이 간파하였다. 

상황2

A사의 제품을 원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매장에 들어옴으로써 세일즈맨이 고객의 의중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매장에서 B사의 제품과 계속 저울질을 하는 모습을 보이며 확실한 협상 결렬대안이 있음을 세일즈맨에게 넌지시 어필한다.


두 상황중 누가 유리한 협상을 하게 될지는 너무나도 당연하다. 상황 1은 협상결렬대안 조차 없는 상황이지만 상황 2는 협상 결렬 대안이 있고 그 대안을 선택할 의지도 있다. 


이와같이 확실한 대안이 있다는 것은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협상 결렬 대안이 나의 이익을 얼마나 충족시켜주는지 계산해서 가치를 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협상을 결렬시킨 대안은 다른 판매자, 납품업자, 구매자를 찾거나 자급자족하거나 재판으로 해결하거나 다른 이해관계자와 동맹을 맺거나 파업하는 것일 수 있다. 


협상 결렬 대안을 파악하는 일은 자신의 이익, 상대방의 이익을 파악하는 일만큼이나 협상판을 올바로 잡는 데 중요하다. 협상안은 반드시 협상 결렬 대안의 기준치를 넘어서야 하고 선호되는 선택이어야 한다. 따라서 협상 타결 / 결렬의 균형점을 잘잡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협상 결렬 대안을 이용해 협상안을 타결하는 방법

1. 협상에서 합의 가능 구간을 파악하기 위해 협상 결렬 대안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2. 당신이 협상을 결렬시킬 수 있고 그럴 의지도 있다는 점을 상대방에게 인지시킨다. 

3. 자신의 협상 결렬 대안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상대방의 대안은 약화시킬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4. 협상 결렬 대안을 약화시킬 행동은 피한다.

5. 아주 특수한 경우 전략적으로 협상 결렬 대안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6. 협상 결렬 대안을 기준점으로 협상 자체의 필요성을 따져본다.



합의 가능 구간 ZOPA(zone of possible agreement)

협상안이 타결되려면 최소한 협상 결렬 대안보다는 높은 가치를 지녀야 한다. 그리고 협상안은 반드시 모든 협상 당사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대안보다 선호하는 것이어야 한다. 합의 가능 구간, ZOPA는 양측 모두가 결렬 시 가지고 있는 각자의 대안보다는 선호하는 협상안들의 집합으로 정의할 수 있다.
 


판매자가 수용할 수 있는 최저 가격이 구매자가 생각하는 최고 가격보다 낮으면 ZOPA가 존재하고 양측은 서로가 얻을 이득을 계산해 거래를 하게 된다. 즉 이때는 협상안을 타결해서 얻는 가치가 협상 결렬 대안으로 얻는 가치보다 높은 것이다. 


예를 들어 A는 자신의 물건을 최하 1억 원에 팔고 싶고 B는 해당 물건을 최대 2억 원까지 지불의사가 있다면 이 경우 ZOPA는 1억 원~2억 원인 것이다. 

ZOPA가 없을 수도 있다. A는 B가 아닌 다른 구매자 C에게 2억 원의 제안을 받았고 B는 원하는 물건을 다른 곳에서 1억 5천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면 A, B사이에 ZOPA는 없는 것이다. 


ZOPA는 개념은 쉬워도 실제의 계산 과정은 쉽지 않다. 하지만 ZOPA를 확실히 계산하면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상대방의 협상 결렬 대안 역시 적극적으로 찾아내지 않는다면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두 회사 A, B가 있다고 하자. 회사 A가 기업을 운영하는 조건으로 두 회사가 거대한 합작 회사를 설립하려고 하는 상황이다. 회사 B는 자회사의 2/3 가량을 A회사에 팔고 잠재력 있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협상은 여러차례 중단되었고 회사 A 내부에서 합의를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회사 A는 회사의 장기적 전략을 위해 합작 투자가 필요했고 계속해서 내부의견을 모으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 C가 나타나 회사 B를 공개적으로 매입하겠다고 제안을 했다. 


따라서 회사A는 합작을 서둘러 진행하거나 포기해야할 입장에 놓이게 된 것이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회사B는 ZOPA를 다시 계산했다. 회사 B가 수용할 수 있는 최저 가격과 회사A가 제안할 수 있는 최고 가격을 파악했던 것이다. 그리고 협상이 회사B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A의 협상 결렬 대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회사 A는 협상 결렬 대안이 신통치 않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었을 경우 회사 A가 내부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도 검토하였고 이런 분석 과정을 통해 회사 A의 CEO, 이사진, 임원 모두에게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비용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할게 되었다. 


또한 회사A는 자금이 풍부했기때문에 협상 가격이 중요하기는 해도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었다. 그리고 회사B는 회사A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바탕으로 그들이 협상에 투자한 2년 이라는 시간가치까지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회사A는 내부적으로 어려운 선택인 "협상결렬"대신 3배의 가격을 지불하는 협상안에 타결한 것이다. 


회사B가 마지막 순간에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것은 기존의 가치 산정 방식에서 벗어나 협상 결렬 대안을 분석한 덕분이다. 즉 협상 결렬보다는 타결을 희망하는 회사A의 내부 사정을 파악하면서 기존의 가치 산정이 제시하는 ZOPA의 폭보다 실제 ZOPA가 훨씬 넓다는 사실을 알아냈던 것이다.



나는 협상을 파기할 수도 있는 사람이다.

협상을 그만두고 걸어나갈 수 없는 경우라면 성공적인 협상을 진행하기 어렵다. 협상에서는 초연할 수 있는 자가 강자다. 협상을 결렬시킬 의사가 있음을 조용하지만 자신 있게 드러낸다면 이는 대담한 협박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협상의 시작 단계부터 협상 결렬 대안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해야한다. 절대로 의견을 구해보지도 않고 성급하게 계약을 체결해서는 안된다.

 

인수합병의 경우 기업의 인수 협상에 새로운 관련자를 포함시키는 경우와 핵심 당사자만 참여시키는 경우를 비교해보자. 결과적으로 새로운 이해관계자를 끌어들이는 능력이 협상 테이블에서의 가격 흥정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인물을 적절히 끌어들이면 50%의 지분에 대한 협상 가능성이 생기는 반면 이미 정해진 협상판에서의 가격 흥정은 1~2%의 지분을 위해 지칠때까지 진행된다. 


협상판을 양자에서 다자로 전환하면 심리적 구도를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양자 협상을 다자 협상으로 바꾸는 것은 효과적인 전략이다. 


상대방은 내게 훌륭한 협상 결렬 대안이 있을 거라고 인식하고 실제로도 내게 그런 대안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잠재적 이해관계자들을 모았는데 어떤 반응도 일어나지 않고 또 나의 의도를 상대방이 알았다면 나의 협상 결렬 대안은 약화되고 이는 협상에서도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협상 결렬 대안의 강화

나의 협상 결렬 대안을 강화하는 행위가 동시에 상대방의 대안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업계 1등 회사, 2등 회사, 3등 회사, 4등 회사가 있다고 해보자. 3등 회사는 4등 회사에 비해 규모가 크지만 두 회사모두 합병하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닌 회사들이다. 


이런 경우 2등 회사는 1등 회사와 경쟁하기 위해 3등 회사와 4등회 사중 어느쪽과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이 유리할까? 당연히 3등 회사다. 만약 규모 면에서 선두인 1등 회사가 먼저 선수를 쳐서 3등회사와 인수합병을 추진해버렸다고 해보자. 그러면 2등 회사에게 남은 대안은 규모면에서 덜 매력적인 4등 회사밖에 남지 않는다. 따라서 2등 회사는 재빨리 3등 회사와 인수합병을 추진한 후 향후 4등 회사와도 인수합병 추진이 가능한 결렬 대안을 남겨둘 수 있게 된다.

 

주의할 점은 협상 결렬 대안을 강화하는 것이 언제나 유익하지는 않다. 직장 상사와 어떤 문제로 대립할 경우 나의 유능함만 강조하며 이직 가능성을 자주 피력할 경우 조건에 따라 옮겨다니는 가벼운 사람 취급을 당할 수 있다. 소송을 대안으로 삼는 경우 상대방이 실제로 내가 소송을 대안으로 사용할 것이라 느끼게 되면 협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소송 준비에 돌입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역효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안을 강화하고 그런 대안을 선택할 수도 있음을 조용히 암시하는 것은 협상결과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내가 가진 대안을 보호해야 한다.

대안을 지키는 일은 깊은 주의를 필요로 하며 내가 거래 중에 취하는 행동들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는다.

 

회사A의 사장은 현금이 급히 필요해졌고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매각담당자에게 업무를 맡겼다. 마침 회사 B가 관심을 보였고 우연히도 회사 B의 사장은 회사 A의 사장과 함께 유학한 사이였다. 회사 B의 사장은 내부 사정으로 인수를 구체화하는데 9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해왔고 회사A의 사장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아가 회사B에게 9개월의 시간 여유를 주기 위해 다른 회사에 그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해주었다. 하지만 매각 담당자는 지분을 매각하기위해 회사 B와 협상을 진행하는 순간부터 불리한 상황을 감지하였다. 다른 회사와는 매각협상을 진행할 수도 없었으므로 대안 없이 대화를 진행해야 했으며 심지어 회사A는 현금이 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예상대로 회사 B는 시간이 흐를수록 헐값으로 지분을 사려 들었고 두 회사의 사장들의 관계는 협상에서 매력적이지 않았다. 따라서 어떤 협상에서든 상대에게 약속을 하거나 행동을 취할 때는 그것이 협상 결렬 대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부터 생각한 다음 움직여야한다는 것이다.

준비한 대안을 버릴 수도 있다.

특정한 상황에서는 협상 결렬 대안을 일부러 약화시키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은 매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궁지에 몰린 쥐는 분명 고양이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강력한 고양이에게 몰린 쥐는 어떤 성과도 이루지못하고 먹잇감이 되는 것이다. 


회사 A, B가 국제전화와 인터넷을 제공하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서 50 : 50으로 지분을 나누기로 했다고 하자. 그리고 이를 위해 중도에 그만두지 못할 뿐만 아니라 관련 분쟁에 대한 어떤 중재도 불가능한 합의문을 만들었다. 거래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생각으로 만약을 위한 퇴로를 없애버린 것이다. 


하지만 중도 철회 규정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전 세계에 산재한 21개 하청 조인트벤처를 나누느 일, 8만 킬로에 달라는 광케이블을 나누는 일, 10억 달러의 기술 투자금 상환 문제, 직원 분할 문제 등 남아있는 자산들을 나누는 협상은 길고도 험했고 결국 3년만에 1억 5,000만 파운드라는 엄청난 손해를 보고 나서야 문을 닫고 마는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물론 전략적으로 협상 결렬 대안을 약화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결정을 내릴 때는 아주 신중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협상 결렬 대안을 기준점으로 협상자체의 필요성 따지기

만약 수많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존재하는 완전 경쟁 시장에서 구매자가 시장가격보다 싸게 물건을 사려고 하는 경우 판매자는 자신의 물건을 시장가격을 지키는 다른 사람에게 팔면 그만이기 때문에 굳이 가격 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 내가 만약 우월한 위치에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시장의 형태가 완벽할 수록 협상의 필요성은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독자적인 행동과 적절한 비용안에서 스스로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수록, 수요자나 공급자의 수가 적거나 상품들이 제각기 다른 제품들로 인식되는 불완전 시장일수록 협상의 필요성과 가치는 증가한다. 어떤 경우든 당사자들의 협상 결렬 대안을 분석하는 작업은 그 자체만으로 협상의 가치와 필요성을 판별해는주는 기준을 얻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