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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 2-협상능력/"협상능력" 키우기

협상 능력 키우기 PART-13 / 협상의 기술 - 앵커링

협상의 기술 - 앵커링


단순 가격 거래에 대한 협상

순수한 가격 거래를 한다고 해보자. 예를 들어 나는 스키 콘도를 팔고 싶고 최대한 돈을 많이 받아내고자 한다. 투자자 A가 70만 달러에 매입할 의향을 내비치면서 내가 약 2만 달러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일단 나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하자. 이후 콘도의 시장 가치가 10% 상승하였다. 나는 내가 소유한 콘도와 다른 유사한 콘도를 비교해 보았고 시장가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감각이 있다. 그때 콘도 단지 옆에 사는 투자자 B가 나의 콘도에 관심을 보였다. 투자자 B는 거주용이 아니라 투자용으로 매수할 의향이 있었다. 

또한 투자자 A도 여전히 같은 조건에서 매수할 의향이 있는 상태다. 만약 투자자 A나 투자자 B에게 콘도를 직접 판매한다면 부동산업자를 통해 판매할 경우 지불해야할 6%의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아직 나는 소유한 콘도의 최종 가격을 결정하는 것을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STEP 01 - 단순 가격 거래라면 당사자부터 정리하기

나의 입장

일단 나만의 이익을 정리해보자. 나는 최대한 매각 대금으로 많은 돈을 받아내고 싶다. 또한 이사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미래나 구매인과의 미래 관계에 대해서도 별 걱정하지 않는다. 언제 협상을 끝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 상태기 때문에 무관심하다. 어쨋든 나는 현금 거래를 원하며, 가구는 다른 사람에게 팔기로 이미 합의한 상태다.

투자자 A의 입장

70만 달러를 기준으로 정해놓고 매입할 의향이 있다. 비용관련해서는 2만 불에 대해 상대방이 지불하기를 원한다. 이 조건만 맞으면 매수할 의향이 있다.

투자자 B의 입장

B는 투자를 목적으로 콘도를 원한다. 즉 투자 대비 수익률이 좋기를 바라며 그것의 의미는 최대한 싸게 사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불 방식은 현금으로 한다. 협상을 스키 시즌 이전에 끝내면 좋겠지만 그렇게 서두를 마음도 없어 보이며 언제 협상을 끝낼지에 무관심하다. 가격대만 맞으면 투자할 의향이 있는 상태다. 

STEP 02 - ZOPA를 제대로 설정하고 바라보기

내가 가치 요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먼저 진실한 ZOPA를 파악해야 하며, 그 다음으로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대방의 ZOPA를 형성해야 한다. 상대방의 진짜 최종점을 파악할 수만 있다면 상대방이 동의할 범위 내에서 나의 가치를 최대한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ZOPA에 대한 상대방의 인식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상대방입장에서 상대방 자신의 최고 가격이 되어야 나의 ZOPA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


STEP 03 - 진실한 ZOPA를 알아내기

나는 진실한 ZOPA를 어떻게 계산하여 알아낼 것인가? 투자자 B의 협상 결렬 대안은 부동산 시장에 나온 비교 가능한 다른 콘도 매물들이다. 투자자 B는 투자목적으로 콘도를 매입하려고 하기 때문에 어떤 콘도인지 보다 시장 가격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상당히 비교해볼만한 콘도 매물은 84만 달러이고, 다른 콘도는 90만 달러다. 경치가 조금 안좋은 매물은 75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스키 여행에 부합하지 않는 콘도는 72만 5,000 달러이다. 매물들을 비교한 뒤 나의 콘도 시장가격을 82만 5,000달러라고 생각하겠지만 투자자 B가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의 범위는 77만 5,000달러~85만 달러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투자자 A는 70만 달러를 제시했고 그 시기에 비해 시장가격이 10% 상승하였으므로 77만 달러와 2만달러 비용까지 고려해서 75만 달러에 매수할 의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설정할 수 있는 나의 ZOPA는 77만 5,000달러~85만 달러 정도가 되며 투자자 B와 협상결렬시 최저 75만 달러로 계산이 된다. 

STEP 04 -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대방의 ZOPA를 형성하기

만약 투자자 B가 내 콘도에 지불하려는 최고 가격이 82만 5,000달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면 다른 누군가가 82만 달러에 사려고 하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투자자 B가 지불하려는 최고 가격을 82만 5,000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선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이와 같이 단순 가격 거래에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물건, 시장, 매도인, 매수인, 변화하는 경제 사정 등 협상과 관련된 주요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알 수 있다. 즉 협상테이블에서 상대방과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보다 더 많은 정보가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므로 상대방보다 많은 숙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피보다는 성취에 초점을 맞춰라

연구결과에 따르면 협상 전에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가에 초점을 맞춘 협상가들이 무엇을 피하고 싶은가에 초점을 맞춘 협상가보다 가격 협상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을 성취하고 싶가에 대해 미리 정리해둔 사람들은 자신들이 피하고 싶은 실수에 대해 정리해둔 사람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것은 가까이 있는 기회에 의식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접근하는 경우 가장 좋은 결과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거래가 무산되는 경우까지 고려하여 상대방이 제시할 수 있는 최상의 제안을 올바로 파악하는 것 또한 최선의 협상 방식이 된다.

목표 가격 설정의 필요성

성공적인 협상에 도달하기 위해 명시적으로 아주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목표 가격을 설정해야 한다. 설정하지도 않은 목표가격에 어떻게 잘 도달할 수 있다는 건인가? 목표가 없다면 참고할 만한 자연스러운 대안은 거래가 무산되었을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가 된다. 

목표를 설정한다면 기대하는 최소 요구치가 아닌 그 이상의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별다른 목표 설정 없이 어느 정도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보다는 협상에 목표를 설정하고 얼마나 많이 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다.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더 많은 노력을 한다는 의미이다. 

실속 있는 제안을 내가 먼저 던져라

만약 내가 상대방의 ZOPA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있다면 첫 번째 제안을 내가 먼저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시말해 상대방이 생각하는 최고 가격이 얼마인지를 잘 알고 있다면 상대방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보다 살짝 높은 수준으로 첫 번째 제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 한 두번 정도 양보를 한 뒤 나의 ZOPA안으로 상대방을 끌어들일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진정한 ZOPA를 잘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상대방이 첫 번째 제안을 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상대방에 대한 ZOPA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즉 불확실한 상황에서 첫 번째 제안을 하면 제안이 충분히 적극적이지 못해서 필요 이상으로 돈을 놓치거나 나의 제안이 지나치게 공세적이어서 신뢰도에 악영향을 주거나 협상 자체를 틀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1억 원을 생각하는 데 상대방이 2억 5천만 원을 제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대방은 1억 원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2억 5천만 원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한테 절망적일 정보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먼저 제안하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다. 


앵커링 효과를 누려라

만약 내가 콘도 시장이 몇 개월간 계속 상승세라는 점을 증명하고 비교 가능한 매물들이 85만 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한다면 구매자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자신들이 지불해야 할 최댓값이 85만 달러라고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며, 이 가격 이상에서 합의할 가능성도 크다. 

아무리 전문적인 지식과 상식으로 무장하고 있어도 첫 제안에 대한 앵커효과는 매우 크게 영향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최초의 제안을 먼저 해야하며, 이 최초의 제안이 공세적이어야 한다. 자신이 기꺼이 수용할 의향이 있는 곳보다 훨씬 먼 지점에 일단 첫 번째 제안을 내놓는 것이 좋은 협상 기술이 된다. 첫 번째 제안이 황당할수록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타협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나의 제안을 정당화하라

상대방이 나의 제안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첫 제안이라 할지라도 그 제안은 앵커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리고 신뢰를 잃어버리고 비합리적이라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양보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도 상대방이 오히려 협상 타결의 확률을 낮게 보고 포기할 수도 있다. 

첫 제안은 그럴듯해야 하며 첫 제안을 한 다음 "왜냐하면"이라고 설명을 하면 예상치 못한 강한 심리적 효과를 낳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양측의 의지와 상관없는 원칙이나 압력 등을 거론하며 논거를 제시하는 경우 최종 제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닻을 내리는 극단적이지만 유연한 방법

상대방의 ZOPA에 대한 인식을 나에게 유리하게 형성시키면서 유연하게 위험은 낮추는 접근방식이다. 예를 들어 인수하고 싶은 기업의 가치가 1700만 달러라고 산정한 뒤, 협상테이블에서 나는 당신 기업에 1,000만 달러를 지불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 더욱 유연한 제안이 된다. 

"우리는 양측의 대화를 통해 당신들이 설명해준바와 같이 당신 회사에 숨겨진 가치가 크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당신 회사의 가치에 대한 당신들의 주장을 아직까지 평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에 기초해서 일단 1,000만 달러를 제시하겠습니다만, 당신이 설명한 추가적인 가치가 인정된다면 이 제안을 수정할 의향이 있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비록 제안가는 낮지만 유연성을 발휘함으로써 신뢰성을 잃을 위험을 낮추고 매도인이 협상을 결렬시킬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만약 매도인이 먼저 제안했다면 최소한 1,000달러를 훌쩍 넘는 금액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ZOPA에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사전 연구를 충분히 해야 나에게 불리한 앵커링을 차단할 수 있다. 그리고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상대방이 앵커링을 시도할 때마다 상대방의 숨은 정보가 많이 드러난다. 

나의 유연한 앵커링 전략은 상대방의 ZOPA에 대한 인식을 나에게 유리하게 할 뿐만아니라 상대방의 앵커링을 차단하고 나의 관심 영역에 초점을 두게 하는 방어적인 효과도 있다.

상호주의 원칙(Give and take)을 승인하고 활용하라

"Give and take" 이와 같은 상호주의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강력한 원칙이다. 만약 고급 자동차 매장을 둘러보는 동안 점원이 차를 대접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물건을 사거나, 느슨하게 흥정함으로써 보답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오는 행동일 수 있다. 

만약 점원이 극단적이지만 유연한 제안을 해서 앵커링을 시도해온다음 가격 절충안을 제시한다면 그는 나의 잠재의식 속에 자리 잡은 상호주의 원칙을 건드리려는 시도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점원의 행동은 물론 전혀 말도 안 되는 출발점에서 시작하지만 상대방도 뻣뻣하게 입장을 고수하기보다는 똑같이 양보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이런 충동을 자극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앵커링과 대조 원칙을 함께 활용하라

공격적인 제안을 먼저 한 다음 덜 극단적인 제안을 하는 것이 덜 극단적인 제안을 먼저하고 공격적인 제안을 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예를 들어 800달러 짜리 정장을 구매한 고객이 100달러 넥타이를 추가로 살 확률이 높다. 반대로 100달러 넥타이를 먼저 산 다음 고가의 800만 달러짜리 양복을 구매할 확률은 상당히 낮아 진다. 감각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므로 이런 감각적인 부분을 협상에도 잘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협상과 대응 그리고 타결점 모색

상대방이 먼저 제안을 해오는 경우의 대응

중간 지점 법칙

내가 준비를 충분히 했다면 목표 가격을 이미 설정했을 것이다. 중간 지점이 나의 목표 가격이 되도록 역제안을 해보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된다.

극단적인 요구나 제안에 대한 대응

만약 상대방이 극단적인 요구를 통해 앵커링을 걸어온다면 먼저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상대방의 제안을 고려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상대방의 제안이 수용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에는 나도 똑같이 터무니 없는 제안을 하거나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는 것이다. 

어쨋든 애매한 반응을 보이거나 묵묵부답하거나 가만히 있으면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앵커링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자신들의 기대를 재조성해서 대담하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해올 것이다. 다른 방법은 상대방의 극단적인 제안에 앵커링이 되지 않도록 다른 기준이나 척도로 옮겨야 한다. 

비록 상대방의 터무니 없는 제안을 배제시켰다고 해도 여전히 그 제안이 앵커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는 협상의 초점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초점이 상대방의 제안에 머물지 않도록 다른 곳으로 돌려야 상대방의 제안이 앵커가 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 또는 협상 중에 다른 기준이나 척도를 제시함으로써 상대방의 제안이 앵커가 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A기업은 가격만 맞다면 기업을 매각할 의향이 있었다. 그리고 경기가 좋을 경우 내심 4,000만 달러 혹은 그 이상을 바라고 있었다. A 기업 인수를 희망하는 B기업이 나타났고 그들은 투자은행을 협상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상대방은 협상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올해 20개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배당 소득의 10배~12배 이상을 지불한 적은 없습니다." 이것은 A기업의 회사 가치 평가를 1,500만 달러~1,800만 달러의 가격대를 넌지시 암시하는 것이었고 이 가격은 매도인이 협상을 포기할 최저 가격인 2,000만 달러보다도 훨씬 낮았다. 

투자은행 측의 첫 번째 제안으로 인해 A기업의 ZOPA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실제로 기존의 ZOPA 또한 위축 되었다. A기업이 생각하기에 현실적으로 희망할 수 있는 가격이 4,0000만 달러가 아닌 2,500만 달러 정도 였다. 이렇게 앵커링을 당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논의가 되는 초점을 옮기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투자은행측이 회사 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한 것은 주가 수익률 분석이었다. 따라서 A기업은 주가 수익률 분석이 아닌 현금 흐름 할인법을 통해 새로운 평가를 제시했다. 공격적인 가정에 기초해 기업 가치를 분석했고 그 결과 매수인 측이 제시한 가격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이 산정되었다. 물론 주가 수익률 분석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 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반박논리를 제시하면 A기업의 분석에 반영해 조금씩 수정해 나갔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을까?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가 주가 수익률에서 현금 흐름 할인법으로 변했다. 다시 말해 투자은행 측은 A기업이 제시한 새로운 잣대에 앵커링 되었고 이후 상대방이 제시한 가격을 인상시키는 것이 아닌 A기업이 제시한 가격을 인하시키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 되었다. 

결국 협상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즉 잣대를 변경시키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제시함으로써 논의의 장을 이동시키고, 기존 앵커를 해제했으며, A기업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앵커를 설정한 것이다.

어떻게 타결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협상은 몇 번의 상호적인 양보안 제시를 통해 가격 거래를 종료한다.

수렴하는 양보안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라

일정한 패턴으로 양보안을 계속 제시한다면 거기에 맞춰 상대방은 나의 ZOPA 끝부분을 파악하게 된다.

만약 내가 소송중이라고 하고 나의 협상 결렬 대안은 법정에 직접 나가 스스로 싸우는 것이라고 하자. 그랬을 때 법정에서 소진되는 비용은 500만 원 이상이었다. 하지만 좀 더 심도있는 분석을 위해 

1. 패소할 경우 

2. 새로운 발견이나 소송을 통해 추가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경우 

나쁜 선례가 되어 다른 소송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내가 지불할 수 있는 최종 금액은 360만 원이라고 하자. 협상을 개시하면서 200만 원에 합의금을 제안하는 앵커링을 한다음 첫 번째 양보안으로 280만 원을 제시하고 이후 320만 원, 다시 340만원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내가 매번 수정안을 제시할 때마다 금액 증가분을 절반으로 줄여서 내가 최대로 제시할 금액이 얼마인지 상대방이 눈치채게 했다. 최종 합의 금액은 360만 원이었고 이는 내가 생각한 최종 목표 금액과 일치했다.

양보안을 제시할 때도 상호주의 원칙을 활용하라

Give and take는 언제나 강력하다. 상대방의 첫 번째 제안과 나의 첫 번째 역제안의 중간 지점이 ZOPA 내에 있다면 양측의 최초 제안의 중간 지점이 최종 합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만약 나의 잠재의식에 자리 잡은 중간 지점에 매료되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면 대칭적인 양보하를 할 의향이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상대방이 더 많이 양보해야 뭔가 의미 있는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

협상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상호주의 원칙은 때로 양측이 "이견을 절반씩 분할"하게 한다. 양측이 이미 서로 목표로 하는 합의점에 도달해 있다면 협상절차를 마무리 짓는 방식으로 "이견을 절반씩 분할" 방식은 타당하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절반씩 양보하자고 했을 때 상대방이 수용하지 않고 여전히 적극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내가 더 양보할 의향이 있으며 이미 ZOPA에 진입했다는 점을 노출한 것이나 다름 없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은 내가 중간 지점까지 양보해준 것에 감사하면서 아주 조금만 양보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양측이 절반씩 양보하는 것은 아주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구속성 없는 약속을 회피하고, 구속성 있는 약속을 고려하라

나의 최종 제안 "여기서 승낙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라는 제안은 자칫 다음의 "진짜 마지막"으로 연결될 수 있기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나의 확신, 태도, 평판 등을 통해 나의 주장이 신뢰할 만하다라고 상대방에게 믿음을 줄 수있다면 이상적이다. 

하지만 외부적 요소가 마찬가지로 효과적일 때가 있다. 판매원 A에게 어떤 고객이 과도한 할인 요구를 하고 있다고 해보자. 이런 경우 판매원 A는 핵심 고객들과 "최혜국 대우"라는 계약 조항을 맺어서 당신에게 더 싸게 물건을 넘긴다면 핵심 고객들에게는 자동으로 해당 가격을 설정해야 한다고 설득한다고 하자. 

이런 경우 "구속성 있는 약속"이 적용되는 상황이다. 추가로 가격을 할인할 수 없다는 주장이 단순히 판매원 A의 개인 주장이 아니라 거래 당사자들 외부의 상황에 의해 지지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ZOPA 내의 가격과 관련해 각각 구속성 있는 약속과 구속성이 없는 약속을 내거는 경우, 상대방은 구속성이 있는 약속에 대해 수긍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체면 손상을 감내하면서까지 상대방의 주장을 수용하는 것은 외부 요소로 인해 양보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약속에 대한 대응

내가 상대방에게 물건을 팔고 싶은대 구매인이 이렇게 말한다 "이러이러한 사내 법규와 위원회의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즉 자신이 제안에 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자신의 약속이 구속성이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 협상이 상당히 어렵다. 위원회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떻게 운영되는지? 어떤식으로 계약을 맺어야 상대방이 위원회 보고를 우회할 수 있을지? 위원회 보고가 불필요한 종류의 계약은 있는지? 만약 고위 임원이 이 거래가 즉시 승인되어야 한다고 믿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굉장히 어렵다. 

때때로 상대방의 약속에 대처하는 최상의 방식은 그 약속을 단지 희망사항일뿐, 구속성 있는 약속이 아닌 것처럼 여김으로써 상대방이 난처하지 않게, 그리고 품위 있게 이런 약속에서 물러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내부 지침에 따라 우리는 제 3자의 지적재산권 침해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우리에게 보상하지 않는 판매인과는 절대로 계약을 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해오면서 특정한 조항을 강력하게 고집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정중하게 지적재산권 침해의 어떤 측면이 가장 우려되는지? 

여태까지 거래한 업체에서 제3자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해서 문제가 된적은 있는지? 

그런 침해는 어떤 성겨이었는지? 

이런 식으로 수시로 상대방의 우려를 포착해냄으로써 상대방의 요구 범위를 내가 받아들일 만한 수준으로 좁힐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상대방의 약속에 대한 강도를 약화시키거나 없앨 수도 있다. 


메타-앵커링 : 전체협상의 구성

가격이나 재무 조건같은 숫자뿐만 아니라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문제의 속성 자체에 초점을 맞춰 효과적인 앵커링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을 메타-앵커링이라고 한다. 

메타-앵커링은 구체적인 숫자보다 추상적인 수준에서 당사자들의 ZOPA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준다. 메타-앵커링은 상대방의 문제에 대한 개념화 자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잘 활용하는 경우 상대방의 ZOPA에 대한 인식과 최종 협상 결과에 극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가능한 메타-앵커를 브레인스토밍하라

효과적으로 메타-앵커링하기 위해서는 협상이 해결하려는 문제의 특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파악해봐야 한다. 그러면 적당한 해결책에 대한 실마리를 얻어낼 수도 있고, 아니면 적어도 이런 해결에 도달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절차나 사람을 알아낼 수도 있다.
 
벤처기업A는 아주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탄탄하지 못한 유통망 구조와 자본 규모가 기술의 상용화를 가로막고 있었다. 대기업B는 유통망이 확고하여 고객과의 접점이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대기업B는 벤처기업 A를 인수하고자 한다. 하지만 B사의 입장에서 두 가지 메타-앵커를 파악할 수 있다. 하나는 A사를 독립적인 가치로 평가해 인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A사와 대기업B가 합병된 새로운 가치를 놓고 회사의 가치를 평가해 인수하는 것이다.

상이한 메타-앵커의 함의를 평가해본다

만약 벤처기업A사를 독립적인 가치로 평가한다면 대기업 B입장에서 매우 유리하다. A사는 아직 소규모 회사이고 기술이 혁신적이기는 하지만 그들에게는 기술을 유통시킬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처기업 A사를 대기업 B와 인수 합병한 이후의 새로운 가치를 적용하게 되면 가치는 급상승할 수 있다.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유통망과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A사의 핵심기술이 시너지를 발휘하면 엄청난 가치창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A사의 CEO는 후자의 방식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싶을 것이다.

상대방의 관점으로 예측하라

대기업 B가 인수합병시 벤처기업 A사를 독립적인 가치로 평가하여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싶다고 첫 제안과 함께 앵커링을 해온다고 해보자. 이런 경우 A사 CEO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A사 CEO는 정중하게 거절해야 한다. 

"거의 매달 수 많은 기업들이 독립적인 가치에 근거해 인수를 희망해 오고 있지만 모두 거절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귀사와 협의하고 싶습니다. 두 기업간의 잠재적 시너지기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만약 두 기업을 통합했을 경우 예상되는 공동의 이익을 어떻게 평가하고 나눌지에 대해 귀사가 우리 측과 논의하고 싶다면 우리도 논의를 진지하게 진행하겠습니다. 

하지만 귀사가 우리 기업의 독립적인 재무 가치만을 가지고 논의하고 싶다면 정중하게 거절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될 것이다. 벤처기업 A사는 독립적인 재무 가치 평가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예상되는 시너지를 양측이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게 함으로써 성공적으로 메타-앵커링을 했다.

가치를 창조하고 주장하라